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참피나무의 거목이 있고, 그 나무 옆에 작은 레스토랑이 있었어요.
레스토랑의 이름은<레이몽의 스튜가게> 이었어요.
레이몽은 딸 유미이와 둘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가게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메뉴는 <레이몽의 스튜>이었어요.
몇 번 먹어도 질리지 않는 부드러운 맛이 있고, 매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레이몽의 스튜>의 맛은 아주 훌륭해”
“배도 마음도 채우는 듯한 행복한 맛이야”
스튜를 만든 사람은 아버지 레이몽이고 딸 유미이는 하루정일 손님 상대로 분주했어요.
그런데 뜻밖의 일이 생겼어요.
어느 밤에 아버지는 갑작이 쓰러져 그 이후로는 눈을 뜨지 못 한 채 그대로 돌아가셨어요.
유미이는 깊은 슬픔에 잠겼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며칠 지나갔어요.
유미이는 문득 <레이몽의 스튜>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어요.
오래동안 아버지가 만드는 것을 보고 있었으니까, 만드는 법은 알고 있을 것 같았어요 .
그런데……
먹어보면 왠지 맛이 달랐어요.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수없이 많이 만들었는데,
‘맛은 비슷하지만, 분명히 뭔가 다른 것 같아.…….이것은 아버님의 스튜 맛이 아니야!’
이 맛이라면 손님들이 분명히 만족하지 않을 것예요.
유미이는 가게를 닫기로 결정했어요.
“에 에?가게를 닫는 거에요?”
“유미이가 레스토랑을 계속하면 좋겠는데”
손님들은 아주 아쉬워했어요.
“휴일이 되면 < 레이몽의 스튜>를 먹으러 가는 것이 정말 큰 즐거움이었는데……”
“우리 아이들도 <레이몽의 스튜>가 다시 먹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유미이는 쓸쓸한 듯한 얼굴로 말했어요.
‘미안합니다…아무리 해도 저는 아버지의 스튜와 같은 맛을 만들 수 없어요.’
그 밤-------.
유미이는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봤어요.
‘아버지 ------가게를 계속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유미이는 거목에 몸을 기댔어요.
‘계속 옆에 있으면서, 그 맛을 만들 수 못하다니, 정말 한심해요’
많은 손님들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우리 아버지의 스튜를 사랑했던 사람들한테 다시 드리고 싶었는데----‘
유미이의 눈에서 눈물 한줄기가 흘러서 거목 밑에 떨어졌어요.
그러자---------------
그 나무밑에 커다란 오롄지 색의 거인과 개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유미이가 눈을 동그렇게 뜨자, 거인은 상냥한 웃음을 짓고 말했어요.
“난 숲의 전사 보노롱. 너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려고 왔다”
발밑에 있는 개도 달려갔어요.
“나는 공! 아버지가 만든 맛과 같은 맛을 만들 수 있게 도와 줄게멍!”
개는 코를 벌름거리며 말했어요.
“그런데….지금 아주 배가 고파요멍…..”
유미이가 데운 스튜를 가져오자 보노롱과 공은 날름 먹어 치웠어요.
“응 정말 맛있군 롱”
“이 스튜라도 충분히 맛있어멍!”
“고마워요. 하지만 아버지가 만든 스튜는 더욱 맛있었어요. 반드시 뭔가 비결이 있어요.
그것이 뭔지 모르겠어요.”
“누군가 비결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까?멍”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때 돌아가시고………,그리고 아버지는 과목한 사람이었어요……
손님들한테도 물어봤지만 아무도 모른다고 했어요….”
깊이 생각하던 보노롱이 소근거렸어요.
“아니, 너의들을 계속 지켜온 자가 하나 더 있잖아롱”
“그것은?”
“이 참피나무야롱. 거목에게 들어볼께롱”
“그런 것이 가능한가요?”
공은 신바람이 났어요.
“보노롱은 숲의 정령이다멍. 그런 일쯤은 식은 죽 먹기다멍”
보노롱이 참피나무를 쓰다듬자 그 굵은 나무줄기에 얼굴이 떠올랐어요.
“거목나무씨 <레이몽의 스튜>의 비결을 알고 있어롱?”
“호호호…그건…..치즈인지도 몰라”
“치즈요!!”
유미이의 얼굴이 빛났어요.
“옛날, 레이몽이 그렇게 말한 것을 기억했어. 근데 어떤 치즈였는지는 모른다고…”
즉시 셋이서 가게에 있는 치즈를 이것저것 넣고 시도했어요.
하지만 맛은 가까웠지만 아무래도 아버지의 스튜맛과 달랐어요.
유미이도 힘이 없이 어깨를 떨어뜨리고 있었어요.
“이제 됐어요…..고마워요. 아무래도 가게를 닫을 수밖에 없겠네요….”
“옹..아버지의 스튜 맛을 알면 더욱 도움이 될텐데멍”
“나는 알아요. 누구보다도 알아요! 그런데도 난…난….!”
유미이는 분해서 눈물이 흘렀어요.
하지만 보노롱은 실망이나 하고 있지 않았어요.
“포기하면 안 된다롱. 반드시 뭔가 힌트가 있을 거야롱. 다시 찾아보겠어롱”
“알았어멍”
잠시 후에 공이 가게 안에서 헌앞치마를 찾았어요.
그것을 유미이의 앞에 두고, 공은 물었어요.
“킁킁….이 앞치마에 묻어 있는 것은 혹시 아버지가 만든 스튜인가멍?”
“틀림없이 그래요….아버지가 둔 것이니까, 그냥 빨래하지 못하고 그대로 놓아 두었어요”
공의 얼굴이 빛났어요.
“그럼,어떤 치즈를 사용하는지 나 알았어멍”
“에에!?”
보노롱은 손뼉을 치고 납득했어요.
“그래. 공이라면 할 수 있어롱. 공의 코는 우리들의 몇백배나 더 냄새를 잘 맡아롱!
그 앞치마의 흔적으로 레이몽의 스튜맛을 알 수 있어롱!”
공은 그 코로 냄새를 맡으면서 어떤 소스가 들어 있는지 유미이한테 가르쳤 주었어요.
“이것하고 이것 이것! 이것은 조금 들어 있고, 이것은 많이 들어있어.
이것은 그저 조금 들어있어멍!”
유미이는 공의 말대로 치즈를 넣고 스튜를 만들어 봤어요.
넙죽! 우물우물….
세사람의 얼굴이 순식간에 웃는 얼굴이 되었어요.
“이것이에요! 이 맛이 맞네! 이것이 아버지의 스튜이에요!”
“멍멍! 하늘로 날아갈 듯한 맛이야멍”
“뭔지 가슴이 다뜻하게 돼롱!”
유미이는 감격하면서 일어섰어요.
“나무씨, 보노롱, 공….정말 감사해요”’
그러자 나무의 소리가 울려 왔어요.
“유미이야, 저 스튜말이야…..아버지가 너를 위해서 생각하고 만든 것이야”
“나를 위해서!?”
“넌 어렸을 때 가리는 것이 많고, 몸도 약했어. 그러니까 네가 먹을 수 있도록 궁리해서 만들었어. 그것은 아버지의 사랑이 많이 넘치는 스튜야. 소중히 간직하도록 해”
유미이의 눈에서 눈물이 넘쳤어요.
‘난…나쁜 딸이야… 아버지한테 받기만 해서….
그런데도 난 아버지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 했어요……’
그러자 나무의 웃는 소리가 울렸어요.
“그것이 부모라는 거야. 부모는 그런 일은 신경 쓰지 않아. 허허허”
그리고 곧……
유미이가 가게 주인이 됐어요.
<레이몽의 스튜 가게> 에는 오늘도 많은 손님들이 몰려들었어요.
“이 스튜를 다시 먹을 수 있다니 행복해요.”
“레이몽 씨의 스튜맛과 똑같아요”
그런 손님의 소리를 듣고 유미이의 얼굴은 반짝반짝 빛났어요.
하지만 이전과 변한 것이 하나 있었어요.
가게 간판에는 레이몽의 웃는 얼굴이 그려져 있었어요.
유미이가 열심히 그린 것이었어요.
그것이 유미이가 아버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었어요.
그 모습을 몰래 바라보던 보노롱과 공 쪽으로, 바람을 타고 맛이 있는 냄새가 감돌아 왔어요.
“유미이의 스튜도 맛있었지만 분명히 레이몽의 스튜는 훌륭한 맛이었군요멍”
공은 입맛을 다시고 말했어요.
“응. 많은 사람한테 사랑받은 맛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단다롱”
끝